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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야기

환경과 습관의 관계

◎◎●◎ 2020. 4. 12. 12:27

환경과 습관의 관계

환경이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지난번 예시를 통해 소개하였다.

환경과 습관이 서로 영향을 미친 다는 건 알아냈지만 실제로 생활 속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 포스팅에는 환경을 바꿔서 습관까지 바꿀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아침마다 사과를 먹게 된 비밀

1970년대 에너지 위기와 석유파동 기간에 네덜란드의 연구자들은 국가의 에너지 사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들은 암스테르담 인근의 한 교외에서 몇몇 주택 소유자들이 이웃에 비해 30퍼센트나 에너지를 덜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 집의 크기나 전기 사용량당 요금은 비슷했는데 한 가지 예외적인 차이가 있었다. 바로 전기 계량기의 위치였다.


어떤 집은 계량기가 지하에 있었고, 어떤 집은 현관 복도 위쪽에 있었다. 쉽게 추측할 수 있듯이, 현관 복도에 계량기가 있는 집이 전기를 덜 사용했다. 에너지 사용량을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더 절약했던 것이다.


습관은 모두 어떤 신호에 의해 시작된다. 우리는 시각적으로 나타나는 신호를 더욱 잘 알아차리는 경향이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생활과 직장 환경은 종종 어떤 행동을 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즉, 행동을 유발하는 명확한 신호가 없다.


기타를 보이지 않는 곳에 넣어두면 연습하지 않게 된다. 손님방 한 구석에 있는 책장에 책을 꽂아두면 책을 읽지 않게 된다. 찬장의 맨 위쪽에 비타민 통을 두면 비타민을 먹지 않게 된다. 습관을 일으키는 신호들이 미미하거나 감춰져 있다면 그것들을 지나치기 쉽다.


반대로 분명한 시각적 신호는 우리의 주의를 끌어 습관적 행동을 하게 한다. 1990년대 초,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의 청소부들은 남성 소변기 중앙에 파리같이 생긴 작은 스티커를 붙였다. 그러자 남성들은 소변기로 더 가까이 다가갔고, 파리를 향해 소변을 봤다. 결과적으로 소변이 변기 바깥으로 튀는 일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후속 연구에서는 이 변기 스티커가 화장실 청소 비용을 연간 8퍼센트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나 역시 눈에 띄는 신호가 일으키는 힘을 경험했다. 나는 가계에서 사과를 사 오면 냉장고 아래쪽 야채 칸에 넣어두고 까맣게 잊곤 했다. 그걸 떠올릴 때쯤이면 사과가 다 뭉그러져 있기 일쑤였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두었기 때문에 먹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환경을 다시 설정하기로 했다. 나는 커다란 과일용 그릇을 사서 식탁 한가운데 놓은 다음 사과를 사서 그 그릇에 담아두었다. 언제든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마법처럼 나는 매일 사과를 몇 개씩 먹게 되었다. 사과가 내 시야에 분명하게 들어오는 곳에 있었을 뿐인데 사과 먹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그러면 이제 환경을 다시 구성하고, 원하는 습관을 세우기 위한 신호를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 매일 밤 영양제를 먹는 걸 잊지 않고 싶다면, 욕실 세면대 위에 약병을 놓아라.
- 기타 연습을 더욱 자주 하고 싶다면, 기타를 거실 한가운데 두어라.
- 감사 편지를 보내는 걸 기억하고 싶다면, 책상 위에 카드를 한 무더기 쌓아두어라.
- 물을 더 많이 마시고 싶다면, 아침마다 물병을 채워 집의 공용 공간들에 두어라.


어떤 습관을 삶의 큰 부분으로 만들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신호를 자주 인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지속적인 행위 대부분은 대개 다양한 신호들을 갖는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꺼내도록 촉진하는 신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라. 차를 운전할 때, 친구가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볼 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등 수없이 많다.


좋은 습관에도 같은 전략을 이용할 수 있다. 주변 환경에 촉매들을 간간이 섞어놓음으로써 하루 동안 그 습관에 대해 생각할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가장 좋은 선택은 가장 잘 보이는 신호다. 좋은 습관에 대한 신호들이 눈앞에 정확히 놓여 있으면 좋은 결정을 내리기가 쉽고 자연스러워진다.


환경 디자인은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는데도 우리는 이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 우리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자신에게 긍정적인 신호는 더 많이 보이고 부정적인 신호는 덜 보이도록 생활과 환경을 바꿀 수 있다.


환경 디자인은 우리가 자신을 통제할 수 있게 해 주고, 자기 삶의 설계자가 되도록 만들어준다.


자신의 세계를 디자인하라. 그 세계의 소비자가 되지 마라.

한 줄 요약

1. 맥락을 조금 바꾸기만 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행동이 크게 변화한다.

2. 습관은 모두 신호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우리는 두드러진 신호에 더 잘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3. 자신의 주변 환경에 좋은 습관을 불러일으키는 신호들을 눈에 잘 띄게 배치하라.

4. 습관은 한 가지 촉매로 형성되기보다는 행위를 둘러싼 전체 맥락과 점차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그리고 이 맥락이 신호가 된다.

5.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쉽다. 과거의 신호들과 맞서 싸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바꾸고 싶은 습관이 있으면 환경부터 바꿔보자

매일 챙겨 먹고 싶은 영양제가 있다면 눈에 잘 띄는 곳에 올려놓거나,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스마트폰 충전기를 침대와 멀리 놓거나,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침대 가까이에 놓아두는 것도 습관을 바꾸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끌어가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보자.

2020/04/12 - [습관이야기] - 습관과 환경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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